스타트업에서 IPO 경험자를 자격 요건에 넣는 이유

스타트업 채용공고에는 흔히 스타트업 출신, IPO 유경험자 우대라고 쓰여있습니다. 과연 그 이유는 뭘지 회계팀 입장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엄청난 업무량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 IPO 준비기간 돌입 - 결산과 내부감사를 동시 진행

스타트업 초기에는 보통 내부 회계팀이 존재하지 않고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주 기장 업체가 해 놓은 일을 제대로 리뷰하지 않는다면 초기 스타트업의 재무상태는 정확성 낮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수합병이나 상장을 준비하려면 최근 몇 년간의 재무제표를 파고들어서 중요성 기준에 따라 수정해야 합니다. 현업 담당자에게는 기존에 하던 결산업무 말고도 재무 실사, 세무 실사, 내부 감사를 동시에 받게 되는 것입니다. 

 

2. 거의 모든 것을 바꾸는 작업

IPO를 준비한다고 내부적으로 결정내리면 2~3년 정도는 재무뿐만 아니라 영업, 인사, 법무 등 모든 부분에서 업무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인사팀은 인적 합병에 대한 준비를 위해 모든 인원과 그 특성을 정리하고 인수합병 주체에게 보고 하여야 합니다. 이는 수많은 내부 회의와 의사결정이 필요한 작업이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기 때문에 일의 진행은 쉽지 않습니다. 재무적인 측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소 지난 3년간의 재무제표와 비용 전결규정, 내부회계관리제도 등 많은 측면에서 투자자의 요청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재무 보고를 준비하기 위해서 결산기간도 짧아질 수 있습니다. 이때 인원의 보충이 충분하지 않다면 야근과 주말근무는 당연시됩니다.

 

3. 폭발적 업무능력 향상, 그리고 번아웃

인수합병 과정에서 현업 담당자는 말그대로 폭발적인 업무를 진행하며 능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회계 업무의 특성상 매달 같은 업무를 반복하며 배움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IPO 준비는 전혀 다른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과 성취감이 제대로 보상되지 않는다면 결국 남는 것은 수많은 야근과 주말근무, 그리고 번아웃입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나 임원급이 아니라면 주식보상도 크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즉, 정말 일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보상 없이 몸과 마음이 지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경력은 외국계나 대기업과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한 기대감 보다는 정말 스스로 어떤 비전과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하게 될지 준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러한 경험은 모두 좋은 밑거름이 되어 커리어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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